subtitle3_3

[성인ADHD] 나날이 뉴로피드백의 놀라움을 실감합니다

ADHD
작성자
수인재
작성일
2016-08-03 19:04
조회
6252


안녕하세요 소장님^^ 나날이 뉴로피드백의 놀라움을 실감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뉴로피드백 마지막 회차에 뭘 해드리면 좋을까 싶어 고민하다가 제가 행복해진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하신 것이 생각나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주 많이 울던 아기였습니다. 눕자마자 울고 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울어서 어머니께선 절 달래느라 잠도 제대로 못주셨고 동네 사람들은 저를 다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애가 백일이 지나고부터 울음을 멈추더니 아주 순하게 자랐다고 합니다. 책만 쥐어주면 거기에 푹 빠져서 돌보기가 쉬웠고 그럴 때는 누가 불러도 잘 못 들었다고 했습니다. 혼자서 장난만 치고도 지루함을 별로 느끼지 않는것처럼 보였다고 했습니다. 자라면서 문득문득 생각나는 기억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따로 행동할 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생일파티때 집에 모였다가 다들 나가 노는데 저 혼자 장난감을 붙잡고 있는다던가 학예회때 친구들은 안무를 잘 따라하는데 저 혼자 뒤처졌다던가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내면을 공유하는 것도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뒷 이야기는 많이 고민하다가 씁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왕따였던 친구와 절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고 중학교 1학년 때는 같은 일을 반복하기 싫어 다른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와 절교했습니다. 2학년때는 두번째 따돌림을 당했는데 매일 울고 스트레스에 머리도 평소보다 많이 빠졌습니다. 그때 처음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도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은 '공부만 잘 하면 다 용서된다'는 분위기여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않아도 제 공부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냈습니다.

일반고등학교였기 때문에 공부는 항상 반에서 1등을 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고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공부만 잘하면 된다곤 하는데 이렇게 사는 게 맞는가?) 속에서 지냈습니다.

첫번째 수능은 망치고 재수를 해서 가고싶던 학교에 합격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도 힘들었습니다. 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해 대학교에 입학했다 자퇴하고, 재수학원도 다니다가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불편해 자퇴했습니다. 어쨋거나 학교에 온 두로는 한동안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입학하기 전 라섹수술을 했는데 안경을 벗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예쁘다고 해줬고 학교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고 사랑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간에 비해서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제가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았고 예전에 힘들었을 때 살길 참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사람들과 끈끈이 지내지 않아서 혹은 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던 점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학과에서 지내다보니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좋다 좋다 해주신 선배님들과 동기들이 제가 저지른 실수에 답답해하며 웃다가, 얼굴이 굳다가 화내고 멀어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봐야했고 제 룸메이트는 저 때문에 혼이 나는 것도 봐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뭘 해도 의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당장에 뭣때문에 혼나고 안좋은 소리를 듣게 될질 몰랐습니다. 그래서 여유도 가질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덜 혼나고 싶어 아등바등 거렸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1학년 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상황이 훨씬 심각해졌습니다. 그이후로 충격을 많이 받아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다들 같은 소리를 들었는데 저 혼자 잊어버리고, 방금 뒀던 물건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고, 다른 사람들이 함께 A를 얘기하고 있을 때 제가 B를 얘기해서 분위기가 싸해지고, 제가 뭔갈 알아서 하지 못하고 하날 시켜야만 그 하나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메모도 하고 고전을 읽으면 머리가 좋아진대서 고전도 필사하고, 주말을 활용해 영어학원도 다니고 호두까지 챙겨먹었지만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매일매일이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동기들이 저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이 너무 싫었고 때로는 무시도 종종 당했습니다. 우습게 여길 때도 있었는데 사실 저는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습니다. 선배님들은 저에게 대놓고 넌 우리 기수에서 이렇게 욕을 먹는다라고 했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인간적인 대우를 못받았는지를 대충 아실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럴때일수록 제 편이 되었어야 했는데 아무 변호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넌 정신도 안차리는 애야, 멍청한 애야"라면서 어느새 같이 그사람들과 함께 저를 손가락질했고 자책하고 욕했습니다. 저도 저에게 함부로 말했고 가치없다고 여겼습니다. 아마 제가 저를 가장 싫어 했을 겁니다. 지하철역에 제대로 내린 적이 잘 없어 되돌아가는것도, 말을듣지 못하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주 나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사는 세상이 너무 한없이 슬프고 우울해서 암담해서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낳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때까지 키워주신 부모님께 죄송해서 하지 않았던 선택을 하려고 계획한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그것이 30년 후일지 40년후일지는 모르겠지만) 홀로 살다가 저도 사는 것을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이 상태로는 아이를 키울 자신도 없었고 제 우울증을 가족들에게 전파시키는 것도 싫었고 어차피 매일매일 죽는 것보다도 못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학년 말의 끔찍한 기억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우울함과 건망증도 더욱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중학교때와는 다르게 저에게 해를 입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삶이 너무 고단하고 힘들어서 많이 지쳐있어 쉬고 싶은 생각에 거의 매일 울었습니다. 자살충동이 말도 안되는 생각이란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싶어지는 저에게 어떤 설득도 통하지 않는 것에 무기력감도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반년이 지나서부터는 동기들에게 제 감정을 감추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축축 처진 모습을 보이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고 이젠 더 이상 지킬수 있는 것이 없구나,,, 편해질 날만을 기다리자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성인ADHD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저랑 너무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에 설마설마 하며 그곳 정자동에 있는 연구소에 전화를 하게 된 것이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검사결과는 소장님께서 아시다시피 아주 엉망이었고 ^^;; 이곳저곳 문제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 너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2년간 저를 알게모르게 갉아먹던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걸까? 정말 그런 날이 올까 싶었고 소장님께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실 때도 생소한 내용이라 신기하고 재밌으면서도 정말 그렇게 될까? 정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이상 가릴것이 없었습니다. 정말 죽고싶고 힘들었던... 암담했던... 생을 지속하는 것에 어떤 희망도 없었던 삶에 뭔가 바늘같은 빛 구멍이 보여서 소장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은 아주 독실한 신자가 십계명 지키듯 철저하게 따랐습니다.^^ ㅎㅎ.. 중간에 기숙사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뻔했을 때 과감하게 휴학 아니면 퇴학을 하려고 했던 것도 철저하게 말을지킨 후로 아주 잠깐이었지만 저는 확실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의심을 제쳐둘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또 하나의 글을 접했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를 아끼고 가장 소중히 여기라는 글이었습니다. 호오포노포노, 부찰, 놓아버림 같은 책들도 그 익명의 글쓴이가 추천해준 책들이었고 그 글엔 오라나 진동수, 감정의 중요성, 우주와의 소통 같은 글도 있었습니다. 처음은 트라우마 명상을 하기 위해 봤던 것인데 제 상황에 공감이 가는 구절이 많아  그 글쓴이가 쓴 다른 글들도 읽게 되었고 계속해서 배우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생애에서 그동안 그껴보지 못했던 순수한 기쁨을 누리는 법을 차차 알아가고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그곳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ㅎㅎ

뉴로피드백을 받은 후 최근 모든 면에서의 생활의 질이 좋아졌습니다. 과식을 하지 않으니 살도 빠지고, 말을 또렷하고 정확히 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줄 수도 있고, 정리를 훨씬 깜끔히 하고, 뭘 버려야 할 지가 눈에 확 들어오고, 기억을 잘 할 수 있고, 농담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고, 남들이 내게 부당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 깊은 증오 대신 무관심으로 대처하고, 일을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하는지,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고 그 외에도 구구절절 대자면 끝이 없을겁니다^^

제가 수인재 두뇌과학센터에 가게 된것은 그리고 소장님을 뵙게 된 것은 저에게 평생 남을 감사한 기적일 것 같습니다. 제가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을 알면서도 따뜻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울고 싶으면 웃지 말고 울라'고 해주셔서 저는 마음이 편했습니다. 또 그간의 소중한 일요일 오후를 양보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다른 센터였더라면 저를 아마 정신병자 취급하고 부모님께 알리거나 했을지도 모릅니다(^^;; ㅠㅠ)(상담센터에선 그랬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진료 역시 소장님 덕에 받을 수 있었던 것에 일생을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게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장님!

이렇게 적다보니 감사한 것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저에게 특별히 해주신 수면치료와 갖은 배려와 많이 힘들었던, 상처받았던 저에게 해주신 말씀들, 조언들, 저에게 더 알맞는 센터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 알아보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신경써주셨던 것. 무한대로 감사드립니다. 이곳은 제 인생이 바뀐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도저히 사랑해줄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제가 지금은 너무 예쁘고 고귀하고 사랑스럽고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하나둘 제 변화를 알게되고 어머니께서도 이모들께 적극 추천! 권장 중이십니다 ^^ㅎㅎ

소장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